올해 초등학교 4학년이 된 김 과장의 아들은 매일 밤마다 이불에 지도를 그린다. 축축한 이불보다, 축 처진 어깨로 ‘아빠 미안해요’라고 말하는 아들의 모습이 김 과장의 마음을 더 아프게 한다. 어릴 때는 그저 또래 애들보다 늦나 보다 했는데, 시간이 지나도 괜찮아지지 않자 김 과장도 걱정이 되기 시작 했다. 병원에도 데려가봤지만 처방받은 호르몬제를 먹을 때만 잠깐씩 좋아질 뿐이다. 혹시 또 밤에 실 수를 할까봐 아들은 오늘 저녁도 안 먹겠단다. 속상한 마음에 김 과장은 아직도 오줌싸개냐며 버럭 화 를 내고 말았다.
각성장애에서 비롯되는 ‘야뇨증
아이가 밤에 자면서 이불에 지도를 그리는 일은 흔히 어릴 적의 가벼운 실수로 생각하고 넘기기 쉽다. 하지만 성장하면서도 나아지지 않고 반복 된다면 야뇨증을 의심해봐야 한다. 대부분의 아 이들은 만 5세까지는 밤에 소변을 가리는 훈련 을 마치게 된다. 하지만 만 5세가 지나서도 소변 을 가리지 못하고 지속적으로 이불에 실수를 한 다면 야뇨증일 확률이 높다.
야뇨증이 생기기 위해서는 두 가지 조건이 만족 되어야 한다. 첫 번째로 밤에 자는 중에 만들어 지는 소변량이 방광의 크기보다 더 많아야 한다. 밤 동안에 소변이 많이 만들어지는 경우도 있고, 방광 크기가 비정상적으로 작은 경우도 있다. 두 번째로 이렇게 소변량이 방광보다 넘쳐나는 상 황을 인지하지 못하는 것이다. 이를 각성장애라 고 부르는데, 많은 부모님들이 아이들이 오줌을 싸도 이를 알아채지 못하고 깊게 잠들어 있다고 말하는 부분이다. 반면 성인의 경우 대부분 소변 량이 방광보다 넘쳐나는 상황을 정상적으로 인 지하는 각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야뇨증이 거 의 없다.
치료는 평소 생활습관 교정부터
야뇨증 치료는 만 9세 전후로 나누어 설명할 수 있다. 만 9세 이전에는 야뇨증이 스스로 좋아질 수 있기 때문에, 아이가 야뇨증으로 인한 불편감 을 느끼지 못하도록 도와주며 치료하는 것이 중 요하다. 치료의 시작은 생활습관을 교정하는 행 동치료다. 카페인이 들어있는 음료를 먹지 않는 것이나 낮에 소변을 참는 훈련을 하는 것, 또는 밤에 소변을 지리지 않았을 경우 칭찬을 해주는 것처럼 단순한 것부터 야뇨경보기를 활용하는 치 료방법도 있다. 야뇨경보기는 경보장치가 달린 패드를 부착하여 패드가 소변에 젖으면 경보를 울려 잠에서 깨도록 하는 기기다. 행동 치료로 해 결이 되지 않는 경우에는 약물 치료를 시행한다. 약물 치료는 완치를 목적으로 한다기 보다는 자 는 중에 오줌을 싸지 않도록 만들어 주는 보완제 로, 높은 치료효과에도 불구하고 약물을 중단하 였을 때 50%를 상회하는 높은 재발률이 있다.
만 9세가 지나서도 야뇨증이 있는 경우에는 더 이상 자연적으로 좋아질 것을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에 좀 더 적극적으로 야뇨증 완치를 위한 치 료 방법을 찾아야 한다. 이 시기에는 치료에 앞 서 여태까지 야뇨증이 없어지지 않은 이유가 있 는지 먼저 살펴보아야 한다. 코골이, 변비, 힘주 어 소변보기 등의 교정 가능한 원인들이 있는지 확인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이러한 문제가 없 을 때는 야뇨증의 완치를 목적으로 야뇨경보기를 이용하여 각성장애를 교정해야 한다.
야뇨증에 대한 궁금증
Q1.아이가 이불에 실수하고도 못 일어나면, 중간에 깨워야 하나요?
A:아이가 잠들기 전에 소변을 미리 보도록 유도하는 것이 좋은 방법이다. 잠을 자는 것이 방광 등 모든 기관이 휴식하고 성 장하는 시간이므로 밤에 소변을 보았다고 깨워서 수면을 방 해하는 것은 아이에게 좋지 않다.
Q2.오줌싸개 아이, 혼내서 고칠 수 있나요?
A:야뇨증으로 인해 아이들이 심리적으로 위축돼 성격 형성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오줌싸개’라고 혼내는 것은 금물이다. 자기 전에 소변을 보도록 하고 배뇨일기를 작 성하도록 하거나 젖은 옷과 침구를 스스로 세탁하고 정리하 도록 한다면 책임감을 강화할 수 있다.
Q3.야뇨증 아이를 둔 부모님들이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가요?
A:아이가 마음을 편히 갖도록 해주어야 한다. 야뇨증은 누구의 잘못도 아니기 때문에, 밤에 오줌을 싼 후에 아이에게 모욕감 을 주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아이가 치료에 적극적으로 참여 하게 하고, 달력에 오줌을 싸지 않은 날에는 스티커를 붙여주 는 등의 방법으로 아이를 격려하고 칭찬해주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