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종식되기도 전에 ‘원숭이 두창’이라는 또 다른 감염병이 등장했다. 원숭이 두창이 전 세 계에 빠른 속도로 확산되자 우리나라 질병관리청 도 지난 6월 원숭이 두창을 2급 법정 감염병으로 지정하고, 감염병 경보 ‘주의’ 단계를 발령했다.
원숭이 두창을 일으키는 바이러스는 아프리카 풍토병으로 알려진 ‘원숭이 두창 바이러스(이하 MPXV)’다. 사람에게 두창을 유발하는 ‘사람도 창 바이러스(VARV)’와 유사하며, 둘 다 감염 시 킨 숙주의 피부에 수포 병변(病變)을 유발한다. 실험실 원숭이에서 처음으로 확인돼 원숭이 두창이라는 이름을 얻었지만, 실제 자연 숙주는 밝혀지지 않았고 설치류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공기를 매개로 퍼지는 코로나와 달리 원숭이 두창 은 밀접 접촉으로 퍼진다. 감염된 동물과 접촉하 거나 그 고기를 섭취한 경우, 그리고 감염된 사람의 피부 병변 또는 체액에 노출되거나 감염자가 사용한 도구 등을 만지는 경우 원숭이 두창에 걸 릴 수 있다. 또한 감염자와 가까이 있을 때 비말을 통해 호흡기로 원숭이 두창이 전파될 수도 있다.
잠복기 최대 3주, 보통은 치료 없이도 호전
원숭이 두창의 잠복기는 노출 후 7~14일 정도가며, 길게는 21일까지 갈 수도 있다. 잠복기를 거 치고 전구기(질환의 증상이 분명하게 드러나기 전, 불특정 한 증상이 나타나는 기간)가 오는데 발열이나 오한, 근육통, 두통, 기력 저하가 나타나면서 턱 밑 또는 겨드랑이, 사타구니의 림프절 이 커질 수 있다. 전구 기는 1~4일 정도이며 이때부터 바이러스가 전파될 가능성이 있다. 전구 기를 거치면 발진기가 오는데 바이러스가 본격적으로 전파되는 시기다. 처음에는 구강과 혀 등에 발진이 생기고, 이후 붉은 피부발진이 얼굴에서 나타나며 보통 24시간 내에 팔과 다리, 손과 발, 손바닥과 발바닥으로 퍼진다. 이후에는 발진이 구진, 수포를 거쳐 농포로 변하고 이 상태로 1주 일 이상 지속되다가 딱지가 덮이면서 점차 나아진다. 딱지가 모두 떨어지면 더 이상 전염성이 없다고 판단한다.
원숭이 두창은 핵산 증폭 검사를 통해 진단한다. 전구기에는 비인 두나 구인두에서 검체를 채 취하 고 발진기에는 피부 병변에서 검체를 채취해서 검사를 시행한다. 원숭이 두창은 보통 치료 없이 도 좋아지기 때문에 호소하는 증상에 대해서만 처치를 하면서 환자의 상태를 관찰한다. 하지만 폐렴 등을 유발하면서 중증으로 진행되거나 중증으로 진행할 가능성이 높은 면역 저하자는 바이 러스 약을 쓰는 것이 필요하다. 원숭이 두창 접촉 자는 4일 이내에 사람 두창 백신으로 예방접종을 해야 추가 감염을 막을 수 있다. 첫 접촉 후 14일까지도 접종이 가능한데, 접종 시기가 늦어질 수 록 감염 예방률이 떨어진다.
A: 세계 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원숭이 두창의 치명률은 3~6% 수준으로 무시할 수준은 아니지만, 현재 유행하는 MPXV는 상 대적으로 치명률이 낮은 서아프리카형에 가까울 것으로 보고 있어 지나치게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 최근 발표된 논문에 따르면 528명의 원숭이 두창 감염자 중 사망자는 없었다.
Q. 해외출장이 잡혀있는데, 원숭이 두창 예방접종이 가능한가요?
A: 원숭이 두창 백신 예방접종은 상대적으로 바이러스 노출 가능 성이 높은 고위험군(의료진 등)에게 제한적으로 실시할 예정이다. 현재 일반 국민 접종은 검토하고 있지 않으며, 해외에서 도 일반인이 아닌 고위험군 중심 예방접종을 시행하고 있다.
Q. 원숭이 두창 발생 지역에 방문했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A: 원숭이 두창 발생 지역에서는 설치류, 영장류 등 동물 및 동물 사체는 물론, 낯선 사람과의 긴밀한 접촉도 피하는 것이 좋다. 또한 귀국 뒤 21일간 발열 및 기타 관련 증상이 있을 경우 질 병 관리청 콜센터(☎1339)로 전화해 상담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