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말에 ‘약을 퍼부을 만큼 마셔도 좋은 식사에는 미치지 못한다’는 말이 있다. 한여름 더위에 지쳐 입맛이 없을 때 이색 보양음식으로 맛과 영양을 잡고 체력을 보충해보자.
여름철 원기 회복 강진 회춘탕!
먹으면 꽃피는 봄처럼 생기가 넘치는 시절로 다시 돌아간다는 회춘탕 이 강진의 새로운 웰빙 음식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강진 마량항에서 시작된 보양식인 회춘탕의 유래는 조선시대부터 거 슬러 올라간다. 1499년 강진 마량에 설치된 마도진(조세로 바치는 곡식을 실어 나르는 배가 통과하는 수군 진영)에는 조세로 바치는 곡식을 약 탈하는 왜구가 자주 출몰했다. 왜구를 막기 위해 수군 종 4품인 ‘만호’가 마도진에 주둔하면서 성을 지었는데, 완도에서 이순신 장군의 제사를 지내기 위해 왕래하던 양반들이 머물다 가는 곳이 되었다. 멀리서 온 양반들을 위해 만호가 바다에서 잡은 싱싱한 해산물과 닭고기를 넣은 음식을 대접한 것이 회춘탕의 기원이다.
엄나무·느릅나무·당귀·가시오가피·구기자·칡 등 몸에 좋은 10여 가 지 한약재를 넣고 1시간 30여분 동안 푹 끓여 담백한 육수를 만든다. 여기에 단백질이 풍부한 닭과 문어, 전복 등을 넣고 다시 한번 끓여낸 다. 회춘탕을 담아낸 뚝배기는 약 달이는 탕기인 마냥 한약재의 좋은 성분과 주재료의 영양소를 품고 있다. 상으로 내어진 회춘탕은 그 모양새와 그 맛에 놀랄 수밖에 없다. 정갈하게 차려진 밑반찬들 가운데 떡하니 올려진 회춘탕은 통통한 살이 오른 문어와 어른 주먹만 한 전복들이 비주얼을 담당하고 김이 모락모락 나면서 한약 냄새가 은은하게 퍼진다. 국물 한 숟가락에 지쳐있던 몸에 생기가 도는 듯하다. 소금 한 톨 들 어가지 않는 국물은 해산물 때문에 심심하지 않고 토종닭의 담백 한 맛과 한약재의 깊은 어울림이 그 시절의 양반 대접을 떠올리게 한다.
국물을 마시듯 떠먹다 보면 정말 보약 먹는 기분이다. 실제 강진 회 춘탕에는 몸에 좋은 영양 성분이 많아 ‘회춘’ 효능이 과학적으로 입증이 되었는데 항산화 물질, 항당뇨 성분과 치매 예방을 돕는 물질을 다량 함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육수에 우러난 영양뿐만 아니라 문어와 전복, 토종닭이 주는 식감도 좋아 온 가족 보양식으로 제격이다.
강진 회춘탕 맛집
※ 4인 기준 평균 11만원, 시세에 따라 변동 가능 ·
거목촌 식당 전남 강진군 강진읍 중앙로 103, ☎ 061) 434-2106
·만호성 전남 강진군 마량면 미항로 5-17, ☎ 061) 433-2209
·은행나무 전남 강진군 강진읍 영랑 4길 30, ☎ 061) 433-2366
여수 갯장어(하모) 샤부샤부
뱀장어, 곰장어, 먹장어 등 우리가 알고 있는 장어의 종류는 다양하 다. 그중 바닷장어 일종인 갯장어는 갯벌 때문에 지어진 이름 같지만 이빨 모양 때문에 붙은 이름이다. 자산어보에서는 갯장어를 견아려, 개장 어라 하며 이빨이 고르지 못하다고 표현한다. 또 무엇이든 덥석덥석 잘 문다고 ‘물다’라는 뜻인 일본 어 ‘하무’에서 유래되어 하모라고도 불린다. 갯장어는 바닷물이 따뜻해지는 7~8월에 기름이 꽉 차 육질이 더욱 쫄깃해지고 영양이 풍부해 남해의 여름 보양식으로 손꼽힌다. 특히 여 수지역의 갯장어 샤부샤부가 유명한 이유는 일제 강점기 때 일본인들 이 남해안 지역으로 대거 이주를 했고 일본의 대표적 갯장어 요리인 유 비끼가 여수지역을 중심으로 많이 알려졌기 때문이라고 한다. 갯장어 유비끼는 갯장어를 포 뜬 후 잘게 칼집을 내어서 다시마, 가다 랑어 포로 우려낸 육수에 슬쩍 익혀 간장 양념에 찍어 먹는 숙회이다. 갯장어 유비끼의 여수 버전인 갯장어 샤부샤부는 무, 다시마, 버섯, 등 의 채소와 감초, 대추 등 다양한 약재들을 넣고 푹 고아낸 육수에 도톰 한 갯장어 포를 살짝 데쳐 먹는다.
뜨거운 육수에 빠진 갯장어가 새하얀 속살을 드러내며 꽃처럼 피어나 면 건져내어 기호에 따라 부추, 버섯 등을 곁들여 먹으면 된다. 식당들의 비법이 담긴 특제 소스로 만든 간장 양념에 찍어 먹어도 좋다. 갯장어 특유의 쫄깃하고 부드러운 식감과 맛을 더욱 특별하게 즐기려면 살짝 데쳐 건진 갯장어를 소스에 찍어 갖은 채소와 함께 양파에 올려 먹으면 환상의 맛을 맛볼 수 있다. 양파의 알싸하고 달달한 맛이 더해져 회보다 더 부드럽 고 쫄깃한 갯장어의 맛을 제대로 느끼기에 그만이다. 장어는 콜레스테롤이 적고 단백질과 비타민 A가 풍부해 고단백 스 테미너 음식이며, 체내의 독소를 배출시켜 피부미용에도 탁월하다. 뿐 만 아니라 칼슘과 인, 철분이 다량 함유돼 있어 허약체질을 개선하고 혈관과 장기를 튼튼하게 해줘 온 가족이 즐기기에 좋다.